입안이 마르는 구강건조증은 계절 및 나이와 연관 있다. 구강건조증 발생 변수 중 하나는 낮은 습도다. 습도는 여름과 봄에는 비교적 높다. 그러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습도가 지극히 낮다. 11월부터 4월까지 구강건조증이 심해지는 이유다.
또 나이가 들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침샘 기능이 약해진다.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노년에는 오랜 질환으로 약물 복용도 많아지게 돼 입마름이 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60세 이상 노년은 2명 중에 1명꼴로 입마름을 호소하는 경향이 있다. 남성보다는 여성의 발병 비율이 높다. 이는 갱년기 여성의 호르몬 변화와 관계 있다. 구강건조증 3대 악조건은 늦가을부터 이른 봄, 노인, 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3대 악조건에 약물 복용, 방사선 치료, 쇼그렌증후군, 구강 호흡, 타액선 손상, 흡연, 당뇨, 갑상선질환, 지속된 긴장과 불안 등이 겹치면 구강건조증 발병률이 크게 높아진다.
구강건조증은 여러 증상을 동반한다. 구취, 입의 텁텁함, 혀의 백태, 혀의 통증, 삼킴 장애, 미각 약화, 쇠태같이 쓴 맛, 발음 불편, 구강 감염, 구강 궤양, 충치와 풍치 등이다. 이중에서도 사회 생활에 큰 불편함을 주는 게 임냄새다.
입냄새는 타액 부족이 큰 원인이다. 타액은 윤할 작용으로 발음과 연하 기능 향상, 유해균 청소 작용, 구강점막과 치아를 유해물지로부터 보호, 구강의 산성도를 중성으로 유지 등을 한다. 특히 소화력 촉진, 항균 작용으로 구강을 정갈하게 한다.
그런데 나이가 들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침의 분비량이 크게 떨어진다. 장년 시절에 하루 1000~1500m 생성되던 침이 70대쯤 되면 하루 500ml 정도로 준다. 이로 인해 구강질환, 타액선염, 호흡기질환이 유발돼 입냄새 가능성이 높아진다. 침이 적으면 유동성이 약화돼 세균과 음식찌꺼기 제거의 청소 기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또 침에 함유된 면역글로블린 A(IgA), 락토페린(lactoferrin), 리소자임(lysozyme), 페록시다아제(peroxidase) 등의 항균 물질의 활동력도 낮아진다. 침에 포함된 소화효소 알파 아밀라아제(α-amylase) 단백질도 적어서 소화력, 위장기능에 지장이 생긴다.
구강건조증으로 인한 입냄새 완화법은 침 분비가 잘 되는 환경 조성이다. 영양과 물을 충분히 보충하고, 야채와 과일을 즐겨 찾는 게 좋다.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양치를 깨끗하게 해 입안 청결을 유지하는 게 방법이다.
한의학적으로 구강건조증과 입냄새는 심화(心火)와 음허(陰虛)를 중요 변수로 본다. 심화는 긴장 스트레스 등으로 몸이 항진돼 열이 나 입안이 마르게 되고, 음허는 몸의 진액 부족으로 구강이 건조해진다. 또 위장 기능 저하로 인한 장부의 불균형도 잡아야 한다.
치료는 장부의 균형과 면역력 증가를 통한 원인 제거다. 황금 백출 등의 항염 진통 약재로 소화기 점막 염증과 울혈을 제거하고 모세혈관 순환을 촉진시킨다. 대조, 황련, 반하 등의 약재로 장부의 열을 내리는 것도 포인트다. 정확한 진단에 이은 개인별 맞춤 처방을 하면 구강건조증과 입냄새는 빠르면 1개월에 잡힌다.
홍의석 기자 news@iminju.net